미사지구 상가주택 ‘우주원’
하남시 미사지구 상가주택

우주원

우리 우주 외에 동시에 다른 우주가 공존한다는 다중우주론은 적어도 하남시 미사강변도시에 들어선 한 상가주택에는 통용되지 못할 이론이다. 부부와 미취학 아동인 딸, 3명의 가족구성원이 원하는 바를 담아 공간을 제안하고, 각자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 조합하여 만든 우주에서 가족이 원하는 단 하나밖에 없는 공간인 ‘우주원’이 있기 때문이다.

추억#1

미사지구는 최근 새롭게 조성된 도시지만, 건축주에게는 익숙한 동네기도 하다. 대학 진학 전까지 대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태어나 성장했던 탓이다. 마땅한 교통편도 없던 시절에 비하면 각종 인프라와 주변 아파트 등으로 당시와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지만, 주변 산세와 한강, 조정경기장은 그 자리에 있어 그래도 낯익은 풍경의 동네에 일가를 이루어 다시 찾아오게 되었다.

상가주택 블록에 속한 대지는 같은 용적을 차지하고 벽돌과 석재위주의 외장으로 치장된 건물 군에 둘러싸이게 되었다. 다만, 대부분의 집들이 하나의 면만 드러나는 양상이라면 ‘우주원’은 모서리에 위치하여 두 면 이상을 드러내게 되었다. 두 도로가 만나는 모퉁이 땅은 네모의 한귀가 접혀진 모양새다. 1층에는 근린생활시설을 그 위층으로는 다가구주택을 수용하게끔 조성된 곳으로 한 층에 임대를 위한 두 가구를 위한 공간을 구성하는데 땅의 형상은 고민스러운 부분이었다. 하지만, 대지 모서리는 도로 맞은편 집들이 보이는 대신 건물 사이로 한강과 그 너머 산새를 바라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대지 형상에 부합하여 형태를 따라야하는 여건에서 건물의 모서리는 살짝 숨통을 열어주는 틈이 된다.

매스와 파사드

모서리가 접힌 대지형상을 따른 평면과 다락조성을 위해 박공이 드러나는 단면의 형상이 3차원적으로 복잡한 모양의 건물 덩어리를 형성하였다. 게다가 단면 일부영역은 일조의 영향을 받지 않아 평지붕의 형태를 드러내기도 하였다.

우리는 이러한 복잡한 덩어리에 질서가 필요하다고 여겨졌다. 인지 가능한 형태로 분할하거나 덧붙일 수 없는 상황에서 우리는 새로운 방향성을 부여하여 질서를 만들고, 그 안에 복잡한 매스의 형태가 녹아들도록 하였다. 외장의 세로 방향의 패턴은 이러한 전략의 해법이었다.

1층의 매끄러운 유리 커튼월을 지나 2층에서 지붕 끝까지 연장된 세로 패턴은 그 간격은 달라보이지만, 실은 반복된 모듈로 구성된 요철로 구현하여 빛의 방향에 따라 그림자의 깊이가 달리 표현되도록 하였다. 향에 따라 다른 농도를 드러내게 되어 덩어리보다는 표피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날카로움와 차가움의 역설

복잡한 형상이 여러 각을 이루며 만나고, 2층부터 지붕까지 이어질 수 있는 무겁지 않은 재료에 되도록 세로 이음매가 없어 수직성이 강조되는 재료를 고민하였다. 에어컨 실외기와 각종 배관 또한 품을 수 있는 재료면 더할 나위 없었다. 절곡한 스틸은 이러한 의도에 부합하는 재료가 되었다. 코킹 같은 이질재가 없어 항상성과 유지관리 측면은 우수한 부분이다.

이와는 별도로 당시 주택 프로젝트의 외장을 고민하면서 가장 흔하고 일반적인 벽돌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팽배해있기도 하였다. 땅을 딛고 올라가는 조적이 아닌 경우 중간층에서부터 시작하는 외단열 공법에 철물에 기대에 의태롭게 올라탄 치장벽돌은 장점 보다는 불합리한 측면이 더 크게 다가왔다. ‘우주원’에서 손이 닿아 촉감을 느끼거나 눈높이에 마주하는 부분에 적용된 재료는 친숙함과 합리적 시공방법을 고려하여 외장용 벽돌 타일을 적용하였다. 1층과 4층 테라스에 면한 부분이 되겠다. 외장으로써 금속재는 이러한 벽돌의 장점을 흉내낼 필요는 없이 그 자체로도 의미가 충분하지만, 절곡을 통하여 날카로움 보다는 다소간의 둔탁함을, 약간의 반사와 빛퍼짐 효과가 있는 도장을 통하여 따뜻하지는 않더라도 차갑지 않은 효과를 구현하고자 하였다.

, 발걸음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던 건축주 내외가 우려한 것 중 하나는 보안에 관한 것이었다. 경비실과 주차차단기로 심리적 안정을 주던 집의 경계가 사라진 불안감은 CCTV만으로 해소되지 않았다. ‘우주원’의 1층 외벽과 바닥은 먹색 계통의 벽돌타일을 적용하였다. 특정 색상과 친숙한 재료인 벽돌의 일관된 사용은 우리집이라는 영역을 드러내고 심리적 안정감을 부여하기 위함이었다. 이러한 질서는 실내로 연장되어 홀과 복도의 허리춤까지 같은 톤의 열연강판과 마천석을 적용하였다. 동네에서 현관까지의 진입 과정은 무채색의 동일 톤의 마감재로 구현된 집의 울타리를 따라 걷는 행위가 되었다.

단위 세대 안에서 발걸음은 다른 감촉과 색상을 통한다. 부드러워지고, 컬러는 드러나게 되었다. 단위 세대에서 통로는 환영받는 요소는 아니나, 한쪽으로는 콘크리트 물성을 살려 건물의 구조를 드러내고, 조명은 방향성을 두드러지도록 계획하였다. 통로는 빛을 향해 나아가면서 때로는 집의 추억을 기억하는 갤러리월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임대가구의 방문은 통로에 면한 문이 모두 다른 색상으로 되어 방이름을 컬러로 부여하기도 한다.

위성

1층은 근린생활시설, 2,3층은 각각 두 호의 주택으로 다른 이들을 받아들였다. 4층과 다락 전체를 사용하게 될 건축주 가족은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를 위한 공간에 많은 관심과 공간을 할애하였다. 다락으로 접근하는 두 개의 계단은 이에 잘 부합하는 요소가 되었다. 계단 하나는

4층의 가장 안쪽인 아이방과 공용욕실 사이에 위치하고, 다른 하나는 그 반대쪽인 부부 침실 옆 드레스룸을 이용하는 통로에 자리잡고 있어, 다락은 4층 전체를 관통한다. 아이방은 일조의 영향을 받지 않아 두 개층 높이로 형성되었는데, 다락에서 아이방과 연계되어있어, 아이가 자라면서 이곳은 입체적으로 다른 쓰임새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아이는 두 개의 계단으로 연결된 다락과 거실을 중심으로 위성처럼 하루에도 몇 번씩 순환한다.

4층 규모의 상가주택이 모여있는 블록에서 이웃집 창문과는 서로의 시선으로 상대를 밀어내는 힘이 작용하는 듯하다. 이른바 차면시설이라고 불리우는 것들로 밀어내는 힘의 충돌을 막아주는 듯한데, 안타깝게도 조망과 채광, 프라이버시보호라는 욕심에 지혜롭지 못하게 대처한 법적 산물로 여겨진다. ‘우주원’은 차면시설을 하지 않아도 되는 일정거리 이상을 이격하였지만, 그래도 옆집과 면한 창문 사이에서 밀어내는 힘이 작용하는 듯하였다. 우리는 모든 것을 담아내기 보다는 남향의 빛만을 추구하기로 하였다. 마주보이는 배면의 창들은 또 다른 각을 만들어 사선차양을 설치하고, 루버를 이용하여 기능적인 시선 차단과 동시에 가로에 다양한 볼륨의 변화와 활력을 선사하고 있다.

대지위치 _ 경기도 하남시 미사강변한강로
대지면적 _  258.6㎡
주  용  도 _ 다가구주택
건축면적 _  154.35㎡
연  면  적 _  474.76㎡
건  폐  율 _  59.69%
용  적  률 _ 18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