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과 신논현역 사이. 인파의 흐름을 따라 강남대로 이면의 골목으로 자연스레 발길을 내딛게 된다.
주변의 다양한 음식점과 상점 그리고 화려한 사람들 구경도 흥미를 잃어갈 즈음 오르막의 경사를 가늠해보려 고개를 들면 다섯개의 거친 기둥을 가진 언덕 중턱의 낯선 건물과 마주하게 된다.
경사에 위치한 건물은 다층의 접근을 가능하도록 계획되었다. 건물 낮은쪽 모서리에는 언덕을 올라온 수고를 다시 내려가는 계단으로 상쇄하지 않을 만큼의 단차이를 두어 자연스러운 접근이 가능한 공간을 구성하였다. 좀 더 안으로 들어서면 바닥의 레벨은 다시 한번 낮아진다. 동시에 입구와 반대편에 위치한 선큰가든을 통해 들어오는 빛으로 이곳은 높은 공간감을 제공한다.
경사 높은 곳 끝에는 육중한 기둥이 건물의 입구를 알리는 듯 시선과 맞닥뜨린다. 몇 단의 계단을 따라 올라가 본다. 앞서 아래로 내려갔던 공간의 지붕을 딛고 설 수 있는 곳으로 도로쪽으로 건물을 바짝내여 계획한 주변 건물들의 질서와 달리 길에서도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여백을 제공한다. 이렇게 건물은 전체적으로 도로에서 한컷 뒤로 물러나 있는 대신 그 자리에 자연스럽게 형성된 테라스는 계절의 변화와 외부의 시선을 즐기려는 사람들을 수용한다. 이곳에서 올라온 경사를 되돌아 본다. 강남대로까지 이어진 의외의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이곳의 실내 또한 높은 천장고로 실내에서 고개를 들어 외부를 바라보더라도 시야에는 거칠 것이 없다.
올라왔던 계단을 좀 더 따라가 본다. 오른쪽에 두 번째 기둥이 또 다른 입구를 안내하는 듯 하다. 계단의 오른쪽은 한컷 열려있다. 수직으로 올라가는 동안 또 다른 풍경을 경험하게 된다. 계단을 올라 다다른 공간은 아래층에 비해 천장의 높이는 높지 않다. 하지만, 옥상 테라스의 구성과 더불어 입체적인 천장고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는 정북일조사선이라는 법규적 제약을 건물에서 지우면서 입체적으로 재구성한 결과물로 부분적으로 천장의 형태가 다른 공간적 재미를 선사한다. 천장의 높이는 높지 않지만, 테라스에서의 시선은 아래층 보다 훨씬 광활하다.
올라왔던 방향이 바뀌는 계단을 따라 옥상으로 올라가 본다. 다시한번 풍경은 달라진다. 하늘이 시야를 가득 채운다. 이곳에 다다르면 건물을 이루는 다섯개의 기둥이 명확해진다. 사각의 건물을 둘러싸고 있는 네개와 입구와 테라스의 공간을 한정하는 역할을 하는 또 하나의 기둥으로 이루어져있다. 송판노출콘크리트의 거친 마감의 기둥은 각 층 슬래브의 매끈한 콘크리트 면을 강한 질감으로 붙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해질 무렵부터 점등되는 경관조명은 기둥의 아래에서 위로 향하여 그것이 가진 수직성을 더욱 강조하고, 테라스를 두른 유리난간 밑에서 위로 퍼지는 불빛들은 자연스레 이곳만의 영역을 형성한다. 테라스와 천장높은 공간 그를 이루고 있는 기둥들과 구조물, 이 곳은 강남역 주변과 차별화된 새로운 성격의 풍경을 제공하는 장소가 된다.
대지위치 _ 서울특별시 강남구 역삼동 616-10
대지면적 _ 319.40㎡
주 용 도 _ 근린생활시설
건축면적 _ 157.73㎡
연 면 적 _ 467.98㎡
건 폐 율 _ 49.38%
용 적 률 _ 86.14%